인사말

우리는 최근 세사에 나라 잃은 극한의 질곡 속에서도 숱한 역경을 뚫고 독립을 이뤄낸 자랑스런 선조를 둔 자손들입니다. 우리는 또한 이런 열정과 질곡의 체험을 쌓았기에, 육이오 동족상잔의 잿더미 속에서도 일어나 1970년대와 80년대의 산업화 운동을 성공으로 이끈 산업의 역군을 부모로 둔 자녀들입니다. 나아가 우리는 8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며 민주화 운동에도 남다른 성공을 거둔 위대한 민족의 후예입니다.

이제 우리에게는 그런 자랑스런 선조와 선배들이 남겨준 과제가 하나 있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남북 통일이란 과업입니다. 그런데 남북통일은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 과업 역시 우리 온 국민이 하나 되어 경주할 때 이뤄지리라고 봅니다. 우리는 바로 이 과업 역시 선열들이 그간 보여준 바, 저 큰 열정과 간고를 극복하는 치열한 의지와 자세를 이어받아서, 각계 각처에서 맡은 바 통일 과업을 차근차근 진척해나가야 하리라고 봅니다. 그럴 때 언젠가는 반드시 조국 통일을 이루어 내리라 믿어마지 않습니다.

그러면 저와 여러분이 맡은 바, 통일 과업이란 무엇인가요? 물론 위정자들은 이 통일을 위해 세계 여러나라와 정치적 외교적으로, 때로는 군사적, 경제적 역량을 동원하여 다방면의 해결책을 모색하고 이를 구현할 준비를 하겠지요.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온전한 통일 완수는 아니라고 봅니다. 옛부터 천하를 통일하고 나라를 정비할 때면 맨 먼저 <동국정운>편찬 등, 말과 글의 통일을 위한 사업을 시작했듯이, 우리나라도 70여년 분단국가의 종지부를 찍고 통일로 이끌 즈음에도 우선 통일시대의 국어교육에 대한 연구와 교육사업에 진력하는 것이 필수적인 일이라고 봅니다. 저와 여러분처럼 연구실에서, 학교에서 국어 교육을 생업으로 종사해 온 이들에게 할 통일 과업이야말로 이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런데 더 나아가 2007년부터 10여년 간 국정 초등 국어 교과서를 개발하고 학교 현장에서 이 교과서를 다뤄온 저와 여러분이 할 일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은 다름아닌 우리 교육과 삶의 도구가 되는 언어교육을, 그중에도 기초적 언어문화의 통일을 지향한 초등국어교육의 기초이론을 깊이고, 이를 학교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구현할 방안을 강구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나아가 이 연구를 바탕으로 삼아 이를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구현시킬 초등의 통일 국어교과서 개발 연구를 진행시키는 일이야말로 우리가 맡은 통일 과업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우리 모임은 바로 이런 취지에 공감하는 대학의 국어교육 연구자와 초등학교 현장의 교육 실천가들로서, 2015년 말부터 이 사업을 기획 실천해 온 연구자들의 모임입니다.
우리 모임은 2017년까지 2년간 통일국어교육 관련 기초연구를 하고, 이를 기틀로 삼아 다시 1년 반 동안 힘을 모두 모아 2018년 9월까지 ‘한민족 통일시대 초등국어 저학년 우리말’ 교과서를,
<우리말 길>, <우리말 터>, <우리말 틀>, <우리말 꽃>의 4권 체제로 개발해왔습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통일국어교육연구회>를 정식으로 설립하면서, 이 국어교육 연구와 실천을 통해 통일시대를 미리 준비하고 개척하겠다는 비젼과 의지를 천명하고 지금까지 꾸준히 진력해온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개발한 초등학교 저학년에 이어서 앞으로도 중학년, 고학년 대상의 교과서를 개발 연구를 지속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나아가, 이를 한반도와 전 세계 180여 국가에 흩어져 사는 우리 동포 제 2세들로 하여금 이 교과서를 가지고 한국어 교수학습을 하는데 효율적으로 쓰이도록 기여할 만한 홈페이지를 개발하는데 진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뒷날 후손들이 우리에게 ‘그때 통일운동시대를 살면서 뭘 했느냐’고 물을 때, 당당히 대답할 말을 가지고자 합니다. 우리는 통일시대의 초등국어교육을 바로 잡는데 기여했노라고…. 그래서 미래의 우리 후손들이 통일 운동시대를 사는 우리를 선조로 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만들고자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독립지사의 후손들이 자기 선조를 자랑스러워 하듯이 말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에 헌신했던 선열과, 산업화 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매진했던 선배들이 오늘날 통일 운동 시대를 사는 저와 여러분에게 지금도 이렇게 간절히 당부하는 것 같습니다.
당시 독립운동을 위해 당신들이 보여주던 그 결기 어린 자세를 이어 받아, 우리 맡은 바 통일 국어교육의 연구와 실천을 함으로써 꼭 조국 통일 운동에 전심해달라고!
감사합니다.

<통일 국어교육연구회> 회장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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